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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14 18:03
요리맛집 (2008.11.27)
 글쓴이 : 사리원
조회 : 7,595  
"와인 이름은 몰라, 분위기가 맛있었지"
허영만 화백이 말하는 '한식 그리고 와인'
왜 그렇게 따지고 먹어? 가볍게 먹으면 되지…
누구와,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해

지난 21일 서울 '서초사리원'에서 '허영만 화백과 함께하는 밥상머리 토크'가 열렸다. 와인수입사 트윈와인에서 마련한,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허영만 화백과 와인·음식 전문가들이 찾아가는 자리. 허 화백의 설명이 이어졌다. "(와인과 홍어보다도) 사실 그날 분위기가 굉장히 맛있었어요. 어떤 와인인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 그런데 나중에 다시 홍어에 레드와인을 마셔봤더니 그 맛이 나지 않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건 와인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얘기.

허 화백은 와인을 처음 마신 건 10년 전쯤으로 기억한다. 그저 술로 마셨다. "그땐 마주앙이었죠. 아마 상한 것도 많이 마셨을거야."

옆에서 지켜보니 와인잔을 입에 갖다 대는 횟수도 많고 빈번하다. 술 마시는 스타일로 보아 와인보다는 '소주' 타입으로 보인다. "평소에는 소주나 맥주를 주로 마셔요. 빨리 마시는 편이고." 그런 허 화백이 천천히 마시며 음미하는 술, 와인을 즐기게 된 건 4년 전이다. "와인은 집에서 아내와 마실 수도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런데 마누라가 술이 늘더라고. 우리집 '와인도둑'이 우리 마누라요."

그때부터 맛에 신경 써가며 와인을 마셨다. "시음노트를 만들어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귀찮아지더라고요. 글도 어렵고. 와인 라벨을 떼어내 보관하기도 하고 했는데 이것도 귀찮더라고요."

지인들에게 선물받은 와인이 집에 쌓였다. 허 화백은 와인에 등급을 매기기 시작했다. 그는 와인을 선물받으면 가위와 반창고, 볼펜을 꺼낸다. 와인병에 반창고를 붙이고 볼펜으로 A, B, C로 등급을 매겨 적는다. 허 화백의 와인 등급 평가 기준은 '누가 선물한 와인이냐'이다. "맛을 잘 모르니까, 선물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등급을 매깁니다. 대부분이 B하고 C죠. 마누라한테 'A는 건들지 마' 그랬더니 C는 안 먹고 B만 마시더라고요."

허 화백에게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와인은 'DRC 리시부르(Richebourg)'. DRC는 '로마네 콩티(Romanee-Conti)'를 포함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여럿 만드는 프랑스 부르고뉴 양조장이다. 리시부르 역시 웬만해선 맛보기 힘든 귀한 와인이다. 허 화백은 "'선물한 사람이 '8년 있다가 따시라'고 했다"며 웃었다.

허 화백이 가장 마셔보고 싶은 와인은 "그 유명하다는 로마네 콩티"라고 했다. "아는 분한테 이렇게 말했더니 '아무 때나 따면 낭비죠'라고 하더라고요. 개나 소나 앞에서 따봐야 그건 낭비겠죠."

허영만씨는 "우리가 집에서도 와인을 마시려면 와인과 어울리는 한식, 한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와인이 음식과 잘 어울릴 거라고 평소 생각했어요. 그런데 와인을 마실 때 대부분 한식은 안 찾더라고." 와인도 소주나 맥주처럼 음식과 쉽게 편하게 마실 수 있어야 대중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허 화백은 와인을 너무 어렵고 격식을 차려 마시는 태도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너무 비장하고 엄숙해요. (그래 봐야) 음식인데, 비장하게 볼일 보나? 왜 그렇게 따지고 먹어? 꼬막 먹는 것처럼 가볍게 먹으면 되는 건데." 음식도 그렇지만 와인 자체의 맛보다 누구와, 언제,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허 화백은 믿는 듯하다. 그날 홍어와 와인이 그렇게 맛있게 느끼도록 한 일행이 누구였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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